내가 제대했을 때 널 처음 만났지

피자라는 이름으로 대학교 동물병원에 버려진 고양이

하부요로기증후군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비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보호자였겠지.

지금도 비용때문에 주저하는 보호자님들을 보면, 나도 같이 맘이 약해지더라.

그분도 나름 사정이 있었을꺼야.

그래도 그 2005년, 네 전 보호자님 서운하긴 해

차라리 마지막으로 와서 포기한다는 말이라도 해주지. 

뭐 괜찮아. 덕분에 나랑 살고 있잖냐~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교수님이 되신

당시의 두 분의 대학원생 수의사님들의 치료 이후 내 고양이가 되었구나.

어느덧 내 대신 어머니께 효도하고, 널 보고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고양이를 거둔 게 너 말고도 3마리구나.

그러고 보니 널 치료해준 수의사가 나 말고 3명인데 다 수의대 임상과목 교수님이 되셨네?

아... 나도 겸임교수구나 (-_-;;). 비록 난 수의대는 아니지만

 

내가 단순 방광염인 줄 알고 X-ray 찍었을 때 웬 방광 결석이 있어서,

내과 쟁이였던 내가 벌벌 떨며 널 수술했던 게

어언 8년 전이다.

그 이후로 건강해줘서 고맙다.

그때 3살이었으니 아마도 지금은 한국 나이로 19세로구나, 20 살인 줄 알았네.

 

만성췌장염이 발견되었을 땐, 그냥 한두 번씩 구토하는 게 그러려니 하고 있었던 게 너무 후회되더라.

병원 바쁘다고 너한테 피검사만 몇 번 해주고 정작 내 고양이 초음파 한번 해주기가 그렇게 힘들었더냐. T_T

 

지금도 코 골며 자는 네가 끝까지 평온하게 살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하마.

행복하게 있어라. 사랑한다 내고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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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은 고갈되고 있다. 뭐 이시기에 사업을 크게 한다는게 다 그런거지.

일보 후퇴는 앞으로의 3보 전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봉남이에게 시간이 얼마 안남았을것 같다.

만성췌장염의 20세 고양이. 

그래도 더 오래 같이있자.

사진이라도 더 찍어놔야겠다. 

사랑한다. 내 고양이야.

 

간만에 블로그 글써본다.

괜찮은 느낌이다.

 

고갈되는 통장잔고보다 고갈되는 호기심이 걱정인 중년의 블로그를 보았다.

83년생이면 중년이지. 암.. 중년

그 중년은 그래도 청춘같더라. 난 이제 호기심이 말라 비틀어졌다.

노년에 가까운 호기심이랄까.

세상에 대한 호시심은 여전하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 나는 이미 늙은거라 느낀다.

 

할일이 많다.

약이나 찾아먹고 살아야지.

그래도 다시 일어나자. 

화이팅 가장! 화이팅 아빠! 화이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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